부산의 영도다리를 철거하고 새로 만든다는 뉴스를 보고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납니다.
1935 년에 만들었다는 이 다리는 남포동과 대교동을 잇는 것으로
1980 년 경에 부산대교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영도섬의 유일한 다리였지요.
처음에 배가 지나 다닐 수 있도록 다리의 상판을 들어 올리도록 했었는데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고도 하며
6.25 피난시절에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기 위해 또 많은 이들이 영도다리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영도다리 근처에는 점집들이 많이 몰려 있었지요.
그러다가 영도섬으로 수도관 등을 연결하기 위해서인지
1966 년부터는 다리를 들어 올리지 않고 상판을 고정시켜 버렸기 때문에
제가 부산으로 이주한 1968 년 이후로는 장관을 볼 수가 없었고
단지 상판을 들어 올리던 커다란 기어장치만 남아 있어 옛일을 짐작할 뿐이었지요.
하지만 영도섬에 오래 거주했던 저는 자주 영도다리를 찾았었습니다.
다리 위에서 싸구려 줄낚시로 메가리(전갱이)를 낚을 때도 재미 있었지만
그냥 다리 위를 거닐면서 지나는 배를 구경하고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요.
스무살 무렵엔 매일 영도다리로 바람 쐬러 나가다시피 했으며
밤에라도 영도다리를 거닐고 들어 와야 잠이 오곤 했지요.
더 깔끔하게 만들어진 부산대교도 있었지만 낡고 초라한 영도다리가 훨씬 정감이 있었습니다.
이제 가을이면 영도다리를 허물고 새로 만든다고 하는군요.
옛날 모습 그대로 상판을 들어 올리도록 한다고 하니
2012 년에 다리가 완공되면 한 번 방문해서 옛 추억을 살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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