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대금 불 때 목에서 나는 소리

대금잽이 2024. 9. 20. 15:07

대금이나 피리 등의 관악기를 불다 보면 목에서 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

어떨 때는 '욱, 욱' 하고 들리기도 하고 '윽 ~'하면서 길게 나기도 합니다.

대부분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소리가 나서 당황하기도 하고, 누군가 듣기 싫다며 지적이라도 하게 되면 주눅이 들어서 연주에 힘이 없어집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런 습관이 생기므로 본인은 잘 모르는 경우도 있고, 어렴풋하게 짐작만 할 뿐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 몰라서 답답하기도 하지요.

복식호흡에 의해 밀려 나오는 날숨이 목과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악기로 흘러가야 하는데, 이 때 목이 열려 있지 않아서 성대를 진동시키게 되면 소리가 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주변에서 보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목에서 소리가 나는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 듯합니다.

 

1. 취법이 잘못된 경우 = 입술에서 나온 입김이 취구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몸과 악기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부작용이 생깁니다. 정확한 입모양과 적당한 빠르기와 세기, 취구와의 거리나 각도가 잘 맞아야 공명이 되어 맑고 큰 소리가 납니다.

 

2. 호흡법이 잘못된 경우 = 취법은 제대로 되었더라도 호흡법(넓게 보면 취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이 잘못되었을 때도 날숨이 목에 걸려서 성대를 진동시키게 됩니다. 즉, 악기는 배로 분다고 생각해야 하며, 목이나 입으로 불어서는 안 됩니다.

 

3.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경우 = 각각의 음에 맞도록 적절하게 힘 조절을 하지 않고 의욕이 넘쳐 과도하게 힘을 주다 보면 역시 이상이 생깁니다. 즉 목에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서 호흡을 막게 되고 '욱'하는 소리가 나게 되지요.

 

4. 몸이 굳어 있는 경우 = 춥거나 피곤하여 몸이 풀리지 않고 굳어 있을 경우에도 무리하게 힘을 주게 되면 비슷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5. 노래를 하면서 부는 경우 = 대금을 연습할 때 머리 속으로 그 선율을 떠 올리면서 하면 좋습니다만, 마음으로만 노래를 따라 불러야지 성대가 함께 진동해서는 곤란합니다.

 

6. 악기가 맞지 않는 경우 = 대금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도 공명이 된 좋은 소리를 내기 어렵고 억지로 불게 되므로 좋지 않습니다.

 

7. 너무 숙여서 부는 경우 = 자세가 잘못되어 고개를 너무 숙이게 된다면 배에서 밀려 나오는 숨이 목에 걸려서 성대를 진동시키게 됩니다.

 

등이 그것인데, 한 가지 원인에 의해 그럴 수도 있지만 두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런 소리를 좋아하는 민족도 있어서,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느끼게 합니다.

한 예로 몽고에서는 악기 소리 외에 몸에서 나는 소리들을 '흐미'라고 하여 음악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목뿐만 아니라 가슴, 배 등 여러 곳에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7 가지 소리를 낼 수 있는 연주가도 있다고 합니다만, 요즘은 많이 잊혀져 가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어쩌다가 듣는 몽고 음악에서 '흐미'의 소리는 색다른 맛을 느끼게도 하고, 수 십 명이 한꺼번에 '흐미'를 할 때면 그 웅장한 소리가 듣는 이를 압도하여 그야말로 '혼이 빠지는 듯'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오래전에 본 중국 음악가 중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멋지게 연주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므로 고치도록 하는 것이 좋겠지요.

우선 목에서 소리가 나는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므로 평소 자신의 습관을 찬찬히 따져 보거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해서 잘못된 습관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취법이 잘못되었으면 올바른 취법을 익히도록 기초를 다져야 할 것이고,

잘못된 자세나 습관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을 버리도록 해야겠지요.

만약 악기가 맞지 않는 경우라면 불기 편한 악기로 바꾸면 훨씬 좋아지니 간단하겠지만, 잘못된 취법이나 습관이 문제라면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대금을 분 기간이 길수록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데 필요한 시간도 길어질 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고쳐야 할 문제이므로 자꾸 미루어서 나중에 더 어렵게 만들기보다는 좀 천천히 가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당장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습관은 오래 굳어질수록 고치기 어려운 것이므로 한시라도 빨리 발견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길게 생각하는 여유를 가진다면 머지않아 청아한 대금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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