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에 저는 부산에서 '강백천 류' 대금산조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지금은 강백천류의 산조도 악보가 나와 있지만, 그때만 해도 강백천류는 연주하는 사람이 적고 많이 알려져 있지도 않아서, 악보 없이 구음(口音)으로 전수하였지요.선생님의 손가락을 보고 따라 하며 한 소절씩 배우노라면 답답하기도 하였고, 집에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머리 속으로 가락을 떠 올리며 손가락을 반복해 놀리던 기억이 납니다.당시는 휴대용 소형 녹음기조차도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때라 가난한 저는 구입할 엄두를 못 내었고, 다음 시간까지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가락을 외워서 가야 했기에 집에 돌아와서도 먼저 대금을 꺼내 한참을 연습한 뒤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그러기에 진도도 많이 나갈 수가 없어서 하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