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금을 배우는 분들은 지공이 잘 안 막혀서 고민을 하시지만
사실 어려운 것은 운지법이 아니라 취법입니다.
손가락이 짧거나 뻣뻣한 분들도 1년 정도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지 지공을 막을 수 있게 될뿐더러
대금과 같은 관악기에서 손가락의 역할은 아주 미미합니다.
그에 반해 취법은 대금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며
연습을 해도 해도 끝이 없을 만큼 완성은 없는 것입니다.
크고 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운지법이 아니라 취법이며
청아하고 맑은 소리도 입술의 조절에 의한 것입니다.
굵은 소리와 날카로운 소리, 강한 음과 약한 음이 모두 취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취법이 불안하면 음정이 흔들리게 되고 음색이 좋지 못할뿐더러 강약 조절도 안 되며
아름다운 가락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초보일 때는 어서 가락을 배우고 싶고
손가락만 빠르게 움직이면 모든 것이 다 될 것 같지만
취법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으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길게 내다보고 취법을 가다듬는데 치중하는 것이
오히려 나중엔 지름길로 가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취법을 익히는 것은 짧은 세월에 속성으로 완성할 수 없는 것이므로
느긋한 마음으로 기초부터 충실히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한 음씩 길게 불면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음계 연습곡으로 입술과 몸을 풀어 줍니다.
복잡하고 빠른 곡보다는 느리고 가락이 적은 곡을 불면서
취법에 따라 변화하는 소리를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세와 입술 모양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늘 거울을 보면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취법이란 것은 익히기도 어렵지만
잘못된 습관이 생긴 다음에는 고치기가 아주 힘듭니다.
3년 동안 굳어진 취법은 5년 10년이 걸려도 바로잡기 어려우므로
애당초 바른 취법을 익힐 수 있도록 신경을 쓰셔야 하고
혹여 잘못된 습관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만사 제쳐두고 취법의 교정에만 투자를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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