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벼락치기 대금 연습

대금잽이 2024. 12. 19. 15:47

음악회를 할 때마다 자주 드린 말씀이지만,

당일날 다급하게 자꾸 연습해 봤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다음은 격투기 해설위원이면서 현역 선수로도 가끔 활동하는 김대환 해설위원의 글입니다.

 

 

학창 시절, 시험 전날 밤을 새우며 머릿속에 교과서나 참고서 내용을 욱여넣는 '벼락치기 공부'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저는 매번 후회하고 다음부터는 평소에 공부 안 해놓으면 성을 간다고 다짐하면서도 시험 직전까지 또 게으름 피우다가 다시 벼락치기의 늪에 빠지는 의지 약한 학생이었습니다. 어찌 그리 자신과의 약속을 매번 어겼는지 지금도 신기하네요.

그런데, 격투기 시합을 준비하는 훈련에서는 벼락치기란 게 아예 없습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한 달 반에서 두 달 가까이 맹훈련을 한 후, 시합을 앞둔 마지막 주에는 오히려 운동량을 확 줄입니다.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 및 기술 훈련만 할 뿐, 그동안 해온 강도 높은 스파링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인터벌 달리기 등은 하지 않습니다. 감량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몸에 최대한 무리를 주지 않고 많이 쉬려 노력합니다. 그동안 해온 훈련으로 지치고 손상받은 몸을 회복시켜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과정인데, 이걸 종합격투기 선수들은 테이퍼링(tapering)이라 부르며 훈련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즉, 격투기 시합 대비 훈련은 하루 이틀 전에 벼락치기를 해봤자 역효과뿐이라는 거죠.

 

 

오늘 격투기 뉴스를 보다가 생각이 나서 옮겨 왔습니다만,

음악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연주가들의 인터뷰를 보니

대체로 연주 당일은 스케일(음계) 연습을 조금 하면서 몸만 가볍게 풀고

연주곡은 아예 한 번도 연습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무대에서 연주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미리 연습하면서 힘을 빼 버리면 안 되니

머리 속으로 곡을 떠올리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합니다.

 

물론 전문 연주가들처럼 평소에 많은 연습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취미로 대금을 배우는 분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러 번 느끼셨겠지만, 몇 달을 연습해도 제대로 연주하기 힘든데

한 두 시간 더 연습해 봤자 실력이 얼마나 늘겠습니까.

불안한 마음에 연주 당일날 자꾸 대금을 불지 마시고

미리미리 준비하여 음악회 날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도록 합시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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