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배우고 있는 곡이나 연습하고 있는 곡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직 그 곡을 배울(연주할)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호흡이 짧아 여민락을 불지 못하겠다면 아직은 취법이나 호흡법 등 기초를 다져야 할 때이며
박자가 어렵게 느껴지면 연습곡을 통해 박자 훈련을 더 해야 합니다.
떠이어가 잘 안 되면 웃도드리나 상현도드리, 관악영산회상은 할 수 없고
요성이나 퇴성, 추성이 안 되면 산조를 불 수가 없습니다.
기본기는 갖추었는데 곡의 흐름을 파악할 수 없거나 곡의 느낌을 알 수 없으면
곡을 느끼고 해석할 수 있도록 음악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겠지요.
흔히 어떤 곡이든 세 번은 다시 배워야 제대로 된다고들 하지요.
첫 번째는 겨우 악보를 따라가며 손가락을 움직이고
두 번째 배울 때는 가락을 무난하게 불 수 있고
세 번은 배워야 그 곡을 제대로 이해하고 연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사실은 잘못된 교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배울 때 그 곡을 제대로 불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면
아직은 그 곡을 배울 수준이 안 되니 좀 더 쉬운 곡을 통해 기초를 다져야 합니다.
어떤 곡이든 제대로 소화해서 불지 못하고 무리하게 익히다 보면
뜻도 모르고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앵무새의 노래가 될 수도 있고
잘못된 습관이 굳어지면 고치기도 힘들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진도 빠른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곡을 배우면 자기의 대금 실력도 향상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곡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쉬운 곡부터 완전히 소화를 하고 기초를 쌓아 나가야지,
급하게 높게만 쌓아 올린 탑은 결국 허물고 기초부터 다시 해야 하는 불행한 일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