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Re: 쌍골죽 대금은

대금잽이 2024. 8. 7. 17:07

대금을 제작할 때 쌍골죽을 사용하는 이유는

재질이 단단해서 소리가 좋다거나 특별한 음색을 지녀서라기 보다는

살이 두꺼워서 내경을 일정하게 뚫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보통의 대에 비해 쌍골죽은 섬유질이 매우 불균일하고 성글게 분포되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울림이 좋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대는 쉽게 소리가 나면서도 음색이 부드러운데

쌍골죽은 대체로 거칠고 카랑카랑한 쇳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쌍골죽으로 단소를 만들기도 하는데

쌍골죽 단소 중에는 고음이 제대로 안 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보통 대는 살이 매우 얇아서 내경이 아주 클 수밖에 없는데

밑동 쪽은 그나마 내경이 대금 제작에 필요한 정도가 되지만

조금만 올라가도 구멍이 너무 커서 도저히 음정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대금은 국악기 중에서 음역이 넓은 편이라 2옥타브 반에 이르는 여러 음을 사용하는 반면

그 많은 음들을 단지 6개의 지공만으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취구 쪽과 지공 쪽의 내경 차가 크면 정확한 음이 안 납니다.

따라서 살이 두껍고 내경이 작은 쌍골죽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 좀 더 내경이 일정하고 조직이 단단한 것이 좋은데

그런 쌍골죽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입니다.

 

대숲에 가 보면 모든 대가 비슷비슷하게 보이는데

그 많은 대를 모두 베어 보지 않고도 살이 꽉 찬 대를 고르는 방법이

양쪽으로 골이 패어 있는 것을 찾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한 마디에 골이 하나씩 생기는 보통 대에 비해

마디마다 쌍으로 골이 있다고 하여 쌍골죽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쌍골죽을 돌연변이, 또는 병든 대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돌연변이나 병죽은 아니고,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 천, 수 만 그루의 대 중에서 간혹 한 두 개의 쌍골죽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 쌍골죽으로 모두 대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굵기, 내경, 마디, 휜 정도에 따라 쌍골죽 10 개 중에 적당한 것은 1~2 개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좋은 대금은 아주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골이 깊게 패일수록 좋은 쌍골죽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골의 깊이나 모양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쌍골죽 중에는 골이 아주 흐릿하거나 거의 없는 것도 있으므로 외양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며,

골이 없어도 대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살이 두꺼운 것은 쌍골죽이 맞습니다.

간혹 대금을 제작하는 분들 중에도 반쌍골죽이니, 살이 두꺼운 민죽이니 하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꼭 양쪽으로 골이 깊이 패여 있어야 쌍골죽인 것이 아니고, 그 조직을 보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살이 두껍건 얇건, 골이 있건 없건, 그 조직이 쌍골죽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쌍골죽이 맞으므로

외양을 보고 말하는 분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좋은 대금이란 것은 한 마디로 '좋은 소리'를 가진 대금인데,

정확한 음정과 좋은 소리는 전문가가 아니면 판단하기 어렵고,

옅은 지식으로 겉모습에 현혹되어 좋은 악기를 놓지는 우를 범하면 안 되겠지요.

좋은 쌍골죽과 좋은 대금은 악기를 제작한 경험이 수 십 년이 되고,

전문 연주자들만큼 대금을 잘 불 수 있어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므로

어설픈 지식으로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규격화된 서양 악기들에 비해 대금은 변수가 많으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한 감정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라리 전혀 모르는 것이 더 낫습니다.

어차피 아마추어가 좋은 대금을 고르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대금을 구입하고 싶으면 각자 배우고 있는 선생님에게 부탁해야 하니까요.

 

대금을 장만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모두 쓸 수는 없고, 예전에 썼던 글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부방> 게시판에 올렸던

 

< 대금을 사려면 >

http://cafe.daum.net/daegumlove/DN0z/28

 

< 대금 고르기 >

http://cafe.daum.net/daegumlove/DN0z/36

 

그리고 <갈차줘요> 게시판의 질문에 대한 답글

 

< Re: 누가 만든 대금을 사야 할지.... >

http://cafe.daum.net/daegumlove/DN11/37

 

등입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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