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관풍류는 가곡의 반주선율을 변주한 것입니다.
가곡(歌曲)은 시조시(時調詩)를 노래 부르는 성악곡인데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남자나 여자 혼자 부릅니다.
때문에 음량을 줄이기 위해 세피리를 쓰고 대금은 저취로 불며 장구는 변죽을 칩니다.
그런데 가곡에서 노래(성악)를 제외하고, 그 반주 가락을 기악곡으로 변주한 것이 사관풍류이며
현악기들은 빠지고 관악기들로만 연주하고, 음량을 크게 하기 위해
세피리를 향피리로 바꾸어 불며, 대금은 한 옥타브 올려서 변주하고 장구는 복판을 치게 됩니다.
향피리로 불기 때문에 향관풍류(鄕管風流)라고 하던 것이 사관풍류로 변음되었다고 봅니다.
사관풍류로 연주하는 곡은 평조-두거, 계면-두거/평롱/계락/편삭대엽 등인데
가곡의 반주에서 나왔기 때문에 사관풍류를 다른 이름으로 자진한잎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자진한잎(數大葉)은 가곡 중에서 초삭대엽, 이삭대엽, 삼삭대엽 등에도 쓰이는 용어이면서
사관풍류는 그러한 곡들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겠습니다.
( 사관풍류란 용어 역시 말 그대로 향피리가 사용되는 풍류라고만 생각하면
향피리가 들어가는 다른 곡들과 엄밀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 문제는 있고
사관풍류 평조 두거, 사관풍류 평롱 등과 같이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정확할 듯합니다 )
2.
사관풍류를 다른 이름으로 아래와 같이 부르기도 하는데
평조 두거 = 경풍년 평조 두거 = 경풍년
계면 두거 = 염양춘 계면 두거 = 염양춘
계면 평롱 = 수룡음 계면 평롱 = 염양춘
계면 계락 = 수룡음 계면 계락 = 염양춘
계면 편삭대엽 = 수룡음 계면 편삭대엽 = 염양춘
이는 멋스럽게 임시로 지어 붙인 별칭에 불과한 것으로
수룡음처럼 다른 곡들을 모두 수룡음으로 부르기도 하는 데다
어떤 경우에는 계면 두거, 평롱, 계락, 편삭대엽 모두를 염양춘으로 부르기도 하여 혼란을 줍니다.
( 같은 곡을 염양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수룡음이라고 부르기도 하게 된 것은
그때 그때 임시로 아명을 가져다 붙이던 습관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향당교주의 경우 연주되는 상황에 따라
'일승월항' '무령지곡' '태평춘' '유초신' '수제천' '수연장' '서일화' '경록무강'
등 수많은 이름을 바꿔 붙이기도 했으니까요 )
서양음악의 경우에도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운명교향곡이란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작곡자인 베토벤이 지은 이름도 아니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고 하니
베토벤 5번 교향곡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요.
우리음악에는 '유초신지곡'이니, '수연장지곡'이니 하면서
원곡명보다 별칭이 쓰이는 예가 흔한데
무분별하게 붙이다 보니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될 수 있으면 정확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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