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Re: 청성곡은

대금잽이 2024. 6. 10. 17:02

반갑습니다.

대금을 장만하신다니 축하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그런데 요즘은 선생님께 지도를 받지 않고 계신지요?

청성곡을 연습하신다는 글도 그렇고, 악기를 구입하러 직접 가셨다는 말씀으로 봐서도 지금은 독학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만.

 

대금을 배우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청성곡에 욕심이 있을 것입니다.

원래 이름이 '청성 자진 한 잎'인 이 곡은 대금정악의 정수이자 완성이고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저사랑에서 대금을 배우는 회원들께 늘 "청성곡은 대금을 마지막으로 손에서 놓게 되는 날 배우시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아껴두라는 의미도 있지만, 기초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으면 가락을 배워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 더 강합니다.

 

그러기에 청성곡의 악보는 '초급'이니 '중급'이니 하는 말이 있을 수 없고, 만약 그런 악보가 있다 해도 청성곡을 단순화시켜서 비슷하게 흉내를 내 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초보자가 악보만 가지고 청성곡을 따라 해 본들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나중에 진짜 청성곡을 배우게 될 때까지 간직하고 있을 설렘을 잃어버리게 되고 선생님께 제대로 배울 때 선입견과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오히려 장애가 됩니다.

 

청성곡을 좋아하는 분들께 저는 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로 청성곡을 사랑하고, 꼭 배우고 싶다면 자기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더불어 청성곡에 대한 욕심이 없어질 때까지는 청성곡의 악보를 쳐다보지도 말고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듣지도 말라"고 말입니다.

어떤 곡이든 그 곡을 배울 실력이 안 되었을 때 무리하게 도전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게 되고, 어설프고 잘못된 해석을 가져오며, 다른 사람의 연주를 미리 듣는 것 역시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밑그림을 그리게 되어 선입견을 가지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한 곡을 배우고 난 후에 참고로 명인들의 녹음을 듣는 것은 좋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지금 선생님께 필요한 것은 청성곡에 대한 공부보다는 믿을만한 선생님께서 지도해 주시는 대로 단계별로 차근 차근 대금정악의 맛을 천천히 몸으로 익히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도움이 되는 답변을 해 드리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외람된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어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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