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며칠만 운동해도 금방 근육이 붙고 옷이 작아지길래
저는 근육이 잘 생기는 체질인가 착각하고
작년에 체육관에 등록하면서 한 달이면 보디빌더처럼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몸은 그대로고, 줄자로 재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두 달 더 했습니다.
3개월째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허리는 좀 가늘어지고, 체중은 약간 늘었으나 눈으로 차이를 확인하진 못하겠더군요.
이상하고 답답하여 인터넷을 뒤지며 운동 오래 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니
3달이 아니라, 3년을 해도 운동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다더군요.
한 10년 정도는 열심히 해야 운동 좀 했다고 할 수 있답니다.
평생 운동이라곤 안 하다가 중년이 되어서야 겨우 1년 운동해 놓고
몸이 확 바뀌길 바라기는 무리지요.
대금을 처음 시작하실 때는 몇 달이면 웬만큼 불겠지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두 달 배워 보면 기초만 익히는데도 3년은 걸리지요.
그러니 대금 3년 배워가지고는 어디 가서 대금 분다고 하기 어렵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시거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금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은 몇 달이면 불 수 있는 쉬운 것부터
몇 년은 수련해야 하는 어려운 곡까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그때 그때 연습하는 곡에 최선을 다하고
각각의 곡을 잘 소화하여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언제든지 재미 있게 대금 연습을 즐기실 수 있을 테니까요.
매일 대금을 불어도 실력은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후배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큰 목표를 정해서 치열하게 연습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벽에 부딪혀서 실망하고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대금을 부는 것에 재미를 붙이시면
세월이 가면서 실력은 저절로 늘게 되겠지요.
이제 운동을 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는 없습니다만,
같이 운동하시는 회원분들이 저보고 몸 좋아졌다고도 하고
줄자로 재어보면 허리는 1인치 줄고, 가슴이나 허벅지는 1인치 늘어난 정도지만
확실히 힘이 세지고 몸이 튼튼해진 것은 느끼겠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보디빌더 같은 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운동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가 있으니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대금을 좋아하시는 저사랑회원 여러분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시거나 엄청난 목표를 세우시기보다는
매일 매일 대금을 부는 것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caf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