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대금 3달 배우면

대금잽이 2023. 10. 8. 02:04

젊었을 때는 며칠만 운동해도 금방 근육이 붙고 옷이 작아지길래

저는 근육이 잘 생기는 체질인가 착각하고

작년에 체육관에 등록하면서 한 달이면 보디빌더처럼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몸은 그대로고, 줄자로 재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두 달 더 했습니다.

3개월째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허리는 좀 가늘어지고, 체중은 약간 늘었으나 눈으로 차이를 확인하진 못하겠더군요.

 

이상하고 답답하여 인터넷을 뒤지며 운동 오래 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니

3달이 아니라, 3년을 해도 운동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다더군요.

한 10년 정도는 열심히 해야 운동 좀 했다고 할 수 있답니다.

평생 운동이라곤 안 하다가 중년이 되어서야 겨우 1년 운동해 놓고

몸이 확 바뀌길 바라기는 무리지요.

 

 

대금을 처음 시작하실 때는 몇 달이면 웬만큼 불겠지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두 달 배워 보면 기초만 익히는데도 3년은 걸리지요.

그러니 대금 3년 배워가지고는 어디 가서 대금 분다고 하기 어렵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시거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금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은 몇 달이면 불 수 있는 쉬운 것부터

몇 년은 수련해야 하는 어려운 곡까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그때 그때 연습하는 곡에 최선을 다하고

각각의 곡을 잘 소화하여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언제든지 재미 있게 대금 연습을 즐기실 수 있을 테니까요.

 

매일 대금을 불어도 실력은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후배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큰 목표를 정해서 치열하게 연습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벽에 부딪혀서 실망하고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대금을 부는 것에 재미를 붙이시면

세월이 가면서 실력은 저절로 늘게 되겠지요.

 

 

이제 운동을 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는 없습니다만,

같이 운동하시는 회원분들이 저보고 몸 좋아졌다고도 하고

줄자로 재어보면 허리는 1인치 줄고, 가슴이나 허벅지는 1인치 늘어난 정도지만

확실히 힘이 세지고 몸이 튼튼해진 것은 느끼겠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보디빌더 같은 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운동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가 있으니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대금을 좋아하시는 저사랑회원 여러분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시거나 엄청난 목표를 세우시기보다는

매일 매일 대금을 부는 것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c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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