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랑 이야기

토요일 대금 수업 일지

대금잽이 2020. 5. 22. 13:31

김영종선생님께서는 손이 작은 편이시라 지공을 막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지만

꾸준히 노력하신 덕분에 이제 웬만큼 운지법은 익히셨고

지난 주부터는 왼손과 손목을 좀 더 꺾어서 자세를 바로잡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대금 연주에 있어 자세는 매우 중요한데 그런만큼 변화를 주는 것도 어려워서

평소 연습하던 것과 다르게 조금만 자세를 바꾸어도 어색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연습곡 7번, 9번으로 자세와 취법을 가다듬고 나서 '개구리 소리'를 불어보았는데

수아도 옆에 끼어들어 함께 대금을 불었지만, 아직 지공이 잘 안 막혀서 힘들어하였고

보다못한 김영종선생님께서 운지법 연습하는 법을 조언해 주셨습니다.

좀 힘들어도 15분씩 꾹 참고 버티며 해 보라고...

15분은 커녕 1분, 아니 15초도 힘들어하는 수아는 눈물을 머금고

"선생님, 저는 어려울 것 같으니, 먼저 가셔요...."

 

김영종선생님과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마침 서주희선생이 도착하였는데

진희와 수아는 대선배님이라고 하여 긴장하고 있다가

자그마한 체격에 20년 가까이 대금을 불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이젠 대금 소리도 못 내지 않을까 생각하였으나

잠시 후 주희언니의 훌륭한 대금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동안 육아와 바쁜 직장생활로 오랜 기간 쉬었기 때문에 감각이 많이 떨어졌겠지만

당분간 초급반에서 기초과정을 복습하며 기본기를 다지고 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급과정을 익힐 수 있겠지요.

 

주희언니에게 다음 주 수업할 내용을 알려주고 나서 진희와 '산운'을 불었는데

진희가 '어느덧 대금 입문 8년차'라는 것이 창피하였는지 좀 깎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진희는 1주일에 1번 밖에 대금을 불지 않으니

이제 겨우 1년 배운 것이나 다름 없다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마침 생일을 맞은 주희언니와 함께

모듬 보쌈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훈훈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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