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도드리만 열심히 분다고 대금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대금잽이 2025. 1. 4. 11:13

대금을 배우는 분들 중에는 '도드리'에 집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약대선생의 도드리 10년 적공의 예도 있고

선생들마다 도드리를 열심히 익혀야 대금 실력이 는다는 말을 하니

무조건 도드리만 자꾸 불면 되는 줄 아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도드리를 많이 익히면 좋다는 이유는

속도가 너무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으면서

음역은 아주 넓어서 대금의 최저음에서 최고음까지 거의 모두 출현하며

1/3박과 1/6박 등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박자가 다양하게 나오고

여러 가지 장식음과 기교 등의 연주법도 익힐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곡의 느낌을 파악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곡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그 곡을 완벽히 소화하고 나면 어지간한 곡은 쉽게 불 수 있게 된다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도드리는 초보자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곡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연습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생기게 됩니다.

 

아직 혼자서 곡을 해석하고 표현할 능력이 안 되는 분들이 도드리를 불어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타령이나 세영산처럼 가락이 재미 있거나 흐름이 뚜렷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기만 할 수 있습니다.

또, 곡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1/3박도 정확하게 연주하지 못하는 초심자들은

1/6박이 수시로 등장하는 도드리를 정확하게 연주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엉터리 박자로 연습하면서 그것이 몸에 익게 되어

나중에 교정을 하려고 해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직 운지와 취법이 자유롭지 못한 초급 수준에서는

도드리처럼 어려운 곡을 분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것인데도

무턱대고 자꾸 불기만 하면 되는 줄 아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는 마치 초등학생에게 고등학교나 대학 교재를 주고

이해할 때까지 몇 달이고 반복 학습을 시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음악을 배우고 악기를 잘 연주하려면

각 단계별로 수준에 맞는 다양한 연습곡들과 응용곡들이 필요한데

국악은 아직 그런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보니

그냥 옛날 악사들이 했던 대로 미련하게 연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취미로 대금을 배우는 분들이 옛 명인들처럼 대금을 익힐 수도 없을뿐더러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라고 해도 체계적으로 공부하며 실력을 키워 나가야지

처음부터 무리하게 어려운 곡만 자꾸 분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그러니 도드리와 같이 어려운 곡들은 후일로 미루고

우선 쉬운 곡들부터 하나씩 익혀서 실력을 기르고 난 뒤

나중에 도드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할 능력이 생겼을 때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효과적이고 올바른 방법입니다.

 

  

'도드리(還入)'는 당악곡인 '보허자'에서 파생된 변주곡으로

음계는 黃평조로 향악화하였고, 속도는 1분당 70 박입니다.

옛날에는 관악이나 현악이나 그저 도드리를 많이 연습해야 명수가 된다고 하였으나

여간 능숙한 연주가 아니면 들을 맛이 안 난다고 할 만큼 까다로운 곡이며

연주자의 기량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곡이라고도 합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