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보다 대금을 배우기 어려운 이유

대금잽이 2024. 12. 27. 15:27

대금이나 단소를 가르쳐보면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보다 더 잘 할 뿐만 아니라 배우는 속도도 훨씬 빠릅니다.

경험 많은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못 부는 것은

노화에 따른 신체 능력의 감퇴 때문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계실 테지만

그 외에도 어른들이 학생들에 못 미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똑같은 과정을 가르쳐 보면 처음엔 어른들이 더 잘 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라 이해력과 신체 능력이 부족하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실력이 역전되고

어린 학생들은 계속 발전하는데 비해 어른들은 정체기가 옵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들이 체격도 크고 폐활량도 많으며 여러 가지 경험도 있으니

미숙한 학생들에 비해 훨씬 잘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랜 세월 동안 악기를 가르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아이들은 백지와 같아서 가르쳐 주는 대로 받아들이고 흡수하는데 반해

어른들은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언제든지 선생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배운 대로 열심히 하면 곧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어른들은 한 가지를 배우면 그것을 몸에 익히기도 전에

왜 꼭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의심하고 또 다른 방법은 없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립니다.

한 가지씩 배운 대로 몸에 익히고, 잘 안 되는 부분은 열심히 노력하여 고쳐야 하는데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변명과 핑계를 찾는 분들이 늘어나더군요.

 

잘못된 점이나 잘 안 되는 부분을 지적하면 열심히 노력하여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거나

'나이가 들어서 생각대로 잘 안 된다' 거나

또는 자기 생각엔 이런저런 다른 이유가 있어 그런 것 같다고 해명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대표적인 이유가 '호흡이 모자라서'인데

 

박자가 빨라졌습니다 하고 말씀 드리면

- '나이가 드니까 호흡이 모자라서 그렇습니다'

   ( 시작하자마자 빨라졌는데도... )

 

지공이 제대로 안 막혀서 소리가 안 나는군요라고 해도

- '나이가 드니까 호흡이 모자라서 그렇습니다'

 

음색이 거칠게 소리가 나니 취법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 '나이가 드니까 호흡이 모자라서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나이가 들어 감수성이 떨어져서'

'심장이 안 좋아서'

등이 대표적인 이유인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핸디캡이 없이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지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린 학생들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희망을 가지고

단점을 극복하며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데 반해

어른들은 부족한 점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자신의 한계를 정해 놓고 편법을 생각하거나 특별한 노하우를 찾아 기웃거리지요.

 

나이가 들수록 몸은 굳어지고 습득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만큼 어린 학생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하는데

얼마 연습하지도 않고 싫증을 내며 지루해하면 실력이 늘 수가 없지요.

 

해가 갈수록 신체 능력이 감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좀 느리더라도 학생들보다 훨씬 열심히 반복 연습하며 하나씩 익혀나가면

누구든지 멋지게 대금을 연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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