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써 보겠습니다.
1. 공연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30분 전에 가는 것입니다.
늦게 도착하여 공연 중간에 입장하면 공연에 지장을 주기도 하지만
최소한 30 분 전에 도착하여 입장권과 좌석을 확인하고
배부받은 프로그램을 조용히 읽어 보면서 그날 공연할 내용을 그려 봅니다.
사전에 공연 내용을 조사하여 공부를 하고 가면 더욱 좋겠지요.
2. 복장은 자유롭게 해도 됩니다만, 최소한의 성의는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유명 클래식 공연장에 정장을 입어야 입장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굳이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보다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연주자들은 몇 주 내지는 몇 달을 열심히 연습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그날 연주할 곡에 어울리는 복장을 준비하여 최선을 다합니다.
연주자들의 정성을 생각한다면 집에서 편하게 지내던 차림새로 그냥 가는 것보다는
이성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듯이 연주자들과의 만남에도 정성을 들이면 좋겠지요.
3. 공연을 관람할 때는 휴대전화를 꺼 두는 것은 기본이니 다들 아실 테지만,
사실은 녹음이나 사진촬영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플래시라도 터뜨려서 공연에 지장을 준다면 물론 안 될 일이고,
플래시가 아니어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사진 촬영은 문제가 있으며
녹음 역시 저작권 등의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양해를 얻은 다음에 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몰래 객석에서 녹음을 하곤 하지요.
입장권은 그날 공연을 듣기 위해 산 것이지, 녹음을 해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니므로
공연장에서 녹음한 것을 공개적으로 배포하거나 하면 안 되겠지요.
4. 박수는 언제, 얼마나 쳐야 할지
간혹 악장 중간 잠시 쉬는 동안에 끝난 줄 알고 박수를 치는 분들도 계신데
악장과 악장 사이는 다음 악장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다리와 같은 것이니
조용히 앞의 악장의 느낌을 기억하고 다음에 나올 악장의 느낌을 떠올리면 좋겠지요.
서양음악의 경우 마지막 음이 끝나기도 전에 '브라보~'하고 큰 소리를 치면서 박수를 치는 경우도 있는데
민속악이나 서양식 관현악일 경우에는 흥이 사라지기 전에 힘차게 박수를 쳐도 무방하겠지만,
정악곡은 그 아정한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마지막 음의 여운을 즐기신 다음에 하는 것이 좋겠지요.
공연이 모두 끝난 다음에는 감동한 만큼 열렬하게 박수를 치면서 연주자들을 격려하시고
협연자가 있을 경우에는 협연자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무대로 나와서
청중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길게 박수를 쳐 주시면 됩니다.
5, 우리음악에는 '추임새'라는 것이 있는데,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가 되는 좋은 문화이지만
잘 모르면서 아무 데나 장난하듯이 해서는 안 됩니다.
추임새는 민속악에 해당되는 것으로 정악 공연에는 어울리지 않고,
추임새를 하더라도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넣어야 합니다.
음악을 잘 모르실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용히 감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연장에서의 예절이라고 따로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정성을 다해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를 생각한다면
청중들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