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대금 고르기

대금잽이 2024. 9. 12. 10:08

막상 대금을 구입하려고 하였을 때 악기를 앞에 두고 보면 어떤 점을 보고 골라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가격도 수 십만 원에서 기 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인 데다, 소리도 모양도 가지가지이므로 어떤 악기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이 생기지요.

물론 비싼 악기가 더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재료가 되는 대의 성질도 여러 가지이며, 만드는 사람에 따라 악기의 성능도 차이가 나므로 꼭 값이 비싼 악기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대금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잘 골라 길을 들여서

훨씬 큰 연주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대금을 고르려면 우선 어떤 대가 좋은 것인지를 알아야겠지요.

대는 부름켜가 없고 수염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불과 한 달여 만에 다 자라는 점 등 나무라기보다는 풀에 가까운 특징을 가져서 다년생 초본으로 보아야겠지만, 요즘은 목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1300 종의 대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13 종이 있을 뿐이며 그 중 대금의 재료가 되는 대는 왕대입니다. 5 월 늦은 봄에 죽순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하루에도 몇십 센티미터씩 자라서 여름이 되기 전에 이미 성체가 되지요. 그 상태로 몇 년을 살게 되는데, 해마다 가지가 새로 나긴 하지만 몸체가 되는 본 줄기의 굵기나 두께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해 자란 풋대에 비해 여러 해 묵을수록 조직이 치밀해지고 단단해지기 때문에 악기의 재료로는 오래 묵고 단단한 것을 골라 씁니다. 일반적으로 오래 묵은 대는 무겁고 단단하며 표면에 검버섯처럼 죽어가는 색깔이 나타나지요. 하지만 풋대도 병으로 인해 빨리 죽을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기준은 못 됩니다.

 

단단하여 무거운 대가 좋은 이유는 악기로 만들었을 때 소리 내기가 좀 힘들지만 맑고 깊은 음색을 내기 때문인데, 모든 악기가 꼭 그런 것은 아니며, 가벼운 대 중에도 음색이 좋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연주자에 따라, 또는 곡에 따라 부드럽고 은은한 음색을 더 선호할 수도 있으며, 너무 단단하여 강하기만 하고 부드러운 맛이 없거나 쇳소리처럼 카랑카랑하고 빡빡한 것은 오래 불어도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오래 묵은 대를 재료로 잘 만들어서 성음이 좋은 악기 중에서도 기왕이면 모양이 예쁘면 더 좋겠지요. 대나무 중에서도 쌍골죽은 일반 대에 비해 그 모양이 동그랗지가 않아서 예쁜 모양이 드문 데다, 마디에 따라서 연주하기가 불편한 것이 있습니다.

 

단소와 마찬가지로 대금도 5 개의 마디를 가진 것이 가장 균형 잡힌 형태인데, 뿌리쪽에서부터 1~2번째 마디에 취구, 그 다음 마디에 청공, 그 다음 마디에 왼쪽 지공 3 개, 그 다음 마디에 오른쪽 지공 3 개, 마지막 마디에 칠성공이 뚫리게 된 것을 이상적으로 봅니다.

이유는 균형 잡힌 모양도 있지만, 주로 운지의 편의 때문이며, 차선으로는 왼쪽 지공 4 개와 오른쪽 지공 2 개로 마디가 나뉘어 만들어진 악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모양이 좋으면 그만큼 값도 비싸지므로 연주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라면 모양보다는 소리가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악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정인데, 사실 대금을 오래 공부하지 않은 초보자가 정확한 음정을 판단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모든 관악기가 그렇듯이 대금도 지공을 막고 여는 것만으로는 여러 음정을 정확하게 만들어 낼 수가 없고 어느 정도 취법으로 보정을 해 주어야 하는데, 너무 차이가 나는 것은 쓸 수가 없습니다. 제작자에 따라 제원이나 음계가 조금씩 차이가 나고, 연주자마다 취법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잘 맞는 음계를 가진 악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겠지요.

 

음정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취구와 지공들 간의 거리인데, 그것은 악기를 제작해 보지 않은 사람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 다음 음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경이며 외경에 따라서도 음정이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내경은 정악대금의 경우 17 mm 정도, 산조대금은 16 mm 내외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칠성공이 있는 마디는 살이 얇고 내경이 좀 커도 문제가 없지만, 지공이 뚫린 마디의 내경이 크면 음정 맞추기가 어려워서, 아무리 조절해서 만든다고 해도 음정이 잘 맞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취구 부분까지 내경이 너무 크면 음정이 낮아서 못 쓰므로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경 다음으로 외경도 음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굵으면 음정이 낮아지므로 짧게 만들어야 하고, 가늘면 반대로 길게 만들어야 음정이 맞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데이터에 따르기보다는 제작자의 경험에 의존해 만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때 굵은 대금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런 악기들은 음색은 좋긴 한데 너무 굵으면 힘이 많이 들고 고음이 낮아지므로 쓸 수가 없습니다. 조금 가늘은 듯한 악기가 음정도 정확하고 불기에 힘도 덜 들기 때문에 좋은데, 아무래도 음색은 조금 가벼워지지요. 하지만 이 때도 너무 가는 대는 정확한 음정을 맞추어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주의 사항 =

 

어느 대금을 고르시든 처음에는 많이 불면 안 됩니다.

처음 구입할 때는 아주 말라 있는 상태이므로 갑자기 입김을 불어넣으면 호흡 속의 습기로 인해 대금이 안에서부터 갑자기 팽창하게 되어 갈라지거나 터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하루에 30 분 이내로 조금만 부시고, 며칠 지나서 1 시간 정도 연습을 하십시오.(물론 한 번에 연습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 총연습량을 말합니다.)

일 주일 이상 지나서 악기가 어느 정도 수분을 흡수하여 제 상태로 회복되고 나면 좀 더 연습해도 괜챦습니다.

매일 연습하여 길을 들일 수 없다면, 그 기간은 더 길어야겠지요.

오랫동안 길들이고 난 후라 해도 장기간 대금을 불지 않았을 때는 역시 서서히 입김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혹시라도 악기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더 이상 불지 마시고 제작자에게 연락을 하시기 바랍니다.

비전문가가 함부로 손 대선 안 되며, 그 상태 그대로 수리를 맡기면 처음처럼 완벽하게 재생이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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