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정악대금을 배워야할지, 산조대금을 배워야할지?

대금잽이 2024. 9. 7. 14:58

대금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 음악에는 크게 [정악]과 [민속악(산조)]이라는 두 가지 양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악기도 달라서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은 크기나 연주법이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대금을 배울 때 정악을 배우는 것이 좋을까요, 산조를 배우는 것이 좋을까요?
또, 2 가지를 모두 배울 경우, 어느 것을 먼저 배우는 것이 좋을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자면, 정악은 주로 궁중에서 행사음악으로 연주되거나 사대부 등 지배계층의 교양과 취미로 연주되던 음악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반영하여, 음악이 웅장하고 여유가 있으며 감정을 절제하고 점잖은 표현을 위주로 합니다.
반면, 민속음악은 민서들이 즐기던 음악으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표현도 강하고 잔 기교도 많이 부립니다. 민속 기악의 꽃이라는 산조는 민속악의 정수를 집대성한 것인 만큼, 다양한 시김새로 재미있게 가락을 엮어 가지요.

그래서 처음 듣기에는 산조가 더 재미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음악을 여러 해 익히고 공부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서, 무덤덤하기만 한 것 같은 정악에 처음엔 몰랐던 재미와 깊이가 끝없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분의 귀천이 있던 옛날에는 각각의 음악을 하는 악사들도 그들의 음악처럼 나뉘어져 있어서 한쪽의 음악만 하였겠지만, 요즘은 모두들 2 가지 악기를 다 배우고 연주하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정악과 산조를 모두 배우는 경우는 없고, 대개 정악을 먼저 시작하여 기초가 잡히고 난 다음에 산조를 익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앞서의 그런 차이 때문에 산조를 먼저 배우게 되면 격렬한 감정표현이 몸에 배게 되어, 정악을 배울 때 자신도 모르게 민속악적인 표현이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통 정악대금을 (열심히 했을 경우) 2~3 년 익힌 다음에 산조를 배우게 됩니다. 정악대금으로 취법이나 호흡 법, 악보 보는 법 등을 익히고, 연습곡을 꾸준히 한 다음, 평조회상이나 영산회상 정도를 떼고 나서 산조대금에 도전하는 것이 요즘의 학습법인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산조는 기본적인 표현 기법 - 요성이나 꺾는음, 다루치기 등 - 을 소화할 만큼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가락을 배워도 전혀 맛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요즘 애호가들께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세미클래식한 창작곡들이 대부분 정악대금으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음악을 듣고 대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에게 정악대금을 먼저 권하여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산조대금은 약간 작아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운지를 할 수 있는 반면, 정악대금은 손이 큰 사람이라도 한 두 달은 고생을 해야 겨우 잡히며, 악기가 큰 만큼 힘도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처음 정악대금을 잡아보고는 그 크기에 놀라서 포기하려는 분들이 꽤 있는데, 제 경험으로 보건대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될 수가 없는 것이, 대금은 절대 손으로 연주하는 악기가 아니며, 설사 손으로 다루는 악기라고 해도 조금만 지나면 그런 사소한 어려움은 문제가 안 되다는 것입니다.

악기를 배우고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서 조급함은 절대 금물입니다.
수 없이 많은 반복 연습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음악가의 수련과정입니다.
멀리 내다 보고 여유를 가지시면 어느 땐가 멋진 가락을 연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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