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Re: 대금정악을 배워야 할지, 대금산조를 배워야 할지

대금잽이 2024. 6. 20. 16:16

대금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어 정악을 배워야 할지 산조를 배워야 할지 고민이 되는 모양이군요.

결론은 간단합니다.

둘 다 배우면 됩니다.

 

정악은 지루하고 산조는 재미있다고 했는데, 취향은 사람에 따라 달라서 그 반대로 생각하는 분도 많습니다.

또 정악 하는 분이 적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산조만 하는 사람보다는 정악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지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둘 다 하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산조와 정악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우냐 하면, 처음에는 산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지요.

산조란 것은 기본적인 테크닉이 안 되면 그 맛이 전혀 나질 않으니까요.

그에 반해 정악은 악보대로 따라 불어 보면 가락이 비슷하게 되므로 처음에는 더 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음악을 깊이 있게 공부하다 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처음엔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던 정악의 세계가 참으로 넓어서 아무리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해도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달리 생각하는 분도 당연히 있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정악대금은 정악을 연주하고 산조대금은 민속악을 연주하도록 만들어졌으므로 혼용할 수는 없습니다.

마치 플룻으로 대금정악을 연주하고 산조대금으로 플룻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습게 되니까요.

비슷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예전에 공부방에 올려놓았던 글을 다시 아래에 옮겨 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대금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 음악에는 크게 [정악]과 [산조]라는 2가지 양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악기도 달라서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은 크기나 연주법이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대금을 배울 때 정악을 배우는 것이 좋을까요, 산조를 배우는 것이 좋을까요?
또, 2 가지를 모두 배울 경우, 어느 것을 먼저 배우는 것이 좋을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자면, 정악은 주로 궁중에서 행사음악으로 연주되거나 사대부 등 지배계층의 교양과 취미로 연주되던 음악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반영하여, 음악이 여유가 있으며 감정을 자제하고 점잖은 표현을 위주로 합니다.
반면, 민속음악은 민서들이 즐기던 음악으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표현도 강하고 잔 기교도 많이 부립니다. 민속 기악의 꽃이라는 산조는 민속악의 정수를 집대성한 것인 만큼, 다양한 시김새로 재미있게 가락을 엮어 가지요.

그래서 처음 듣기에는 산조가 더 재미있다고들 합니다.(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음악을 여러 해 익히고 공부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서, 무덤덤하기만 한 것 같은 정악에 처음엔 몰랐던 재미와 깊이가 끝없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분의 귀천이 있던 옛날에는 각각의 음악을 하는 악사들도 그들의 음악처럼 나뉘어져 있어서 한쪽의 음악만 하였겠지만, 요즘은 모두들 2 가지 악기를 다 배우고 연주하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정악과 산조를 모두 배우는 경우는 없고, 대개 정악을 먼저 시작하여 기초가 잡히고 난 다음에 산조를 익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앞서의 그런 차이 때문에 산조를 먼저 배우게 되면 격렬한 감정표현이 몸에 배게 되어, 정악을 배워도 자신도 모르게 민속악적인 표현이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통 정악대금을 (열심히 했을 경우) 2~3 년 익힌 다음에 산조를 배우게 됩니다. 정악대금으로 취법이나 호흡 법, 악보 보는 법 등을 익히고, 연습곡을 꾸준히 한 다음, 평조회상이나 영산회상 정도를 떼고 나서 산조대금에 도전하는 것이 요즘의 학습법인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산조는 기본적인 표현 기법 - 요성이나 꺾는음, 다루치기 등 - 을 소화할 만큼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가락을 배워도 전혀 맛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요즘 애호가들께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세미클래식한 창작곡들이 대부분 정악대금으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음악을 듣고 대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에게 정악대금을 먼저 권하여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산조대금은 약간 작아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운지를 할 수 있는 반면, 정악대금은 손이 큰 사람이라도 한, 두 달은 고생을 해야 겨우 잡히며, 악기가 큰 만큼 힘도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처음 정악대금을 잡아보고는 그 크기에 놀라서 포기하려는 분들이 꽤 있는데, 제 경험으로 보건대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될 수가 없는 것이, 대금은 절대 손으로 연주하는 악기가 아니며, 설사 손으로 다루는 악기라고 해도 조금만 지나면 그런 사소한 문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악기를 배우고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서 조급함은 절대 금물입니다.
수 없이 많은 반복 연습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음악가의 수련과정입니다.
멀리 내다 보고 여유를 가지시면 어느 땐가 멋진 가락을 연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대금 배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 대금 배울 때 슬럼프 극복  (0) 2024.06.23
국악콘서트 다담  (0) 2024.06.21
대금 수업 일지  (0) 2024.06.19
Re: 장단을 잘 맞추려면  (0) 2024.06.18
대금 수업 일지  (0)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