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대금산조의 유파에 대한 설명

대금잽이 2024. 5. 27. 14:40

대금잽이님께 질문드립니다.

산조대금 여러 유파의 특징을 알고 싶습니다. 저가 듣기로 이생강류는 조금 소리가 높은 음정을 기본음으로 한다는데, 다른 유파의 특징은 어떤지요? 

제가 악기구입을 하고 싶어 이곳저곳 찾아보니, 유파에 따라 음정 구사가 조금 다르고, 악기도 그에 맞는 악기를 구하는 게 좋다고 하여서, 각 유파의 특징을 알면 악기선택에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는 저음 쪽이 강한 소리가 마음에 드는데,(아마추어가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하네요) -물론 까랑한 소리가 살아 있어야 하고 - 강백천류니 원장현류니 서용석류니 하는 유파들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을까요? 

대금잽이님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제목만 보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군요.

 

현재 연주되고 있는 대금산조의 유파에는 강백천류, 김동진류(=강백천류), 서용석류, 원장현류, 이생강류, 한범수류 등이 있습니다. (이상 가나다 순)

 

1. 유파에 따라 음정이 다르고 악기도 다른가? 하고 질문하셨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1930년대에는 산조대금이 정형화되지 않아 연주자마다 조금씩 다른 악기를 사용했다는 자료도 본 적이 있습니다만, 현재는 모두 같은 체제의 악기를 사용합니다.

다만, 각 유파마다 미세한 음정의 차이는 있고, 채보자마다 다르게 표기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크게 보면 대동소이합니다.

 

산조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이 각 유파마다 음높이가 다른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산조대금의 종류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인데, 이는 음정이 다른 것이 아니라, 음높이가 다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산조대금에는 일반적으로 쓰는 6 관청 대금과, 반음 높은 5 관 반청, 그보다 더 높은 5 관청 등의 악기가 있는데, 유파에 따라 선호하는 악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이생강 선생은 5 관 반청의 악기를 선호하며, 강백천 선생은 생전에 한 음이 높은 5 관청 대금으로 녹음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악기는 6 관청 대금이며, 경연대회 요강에는 악기의 종류를 전폐음(임종)이 C 가 되는 악기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해 놓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음이 높은 악기를 사용하면 음악이 화려하게 들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유파에 따라서 높은 악기를 잘 쓰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한범수류나 원장현류의 산조에서는 높은 악기를 잘 쓰지 않습니다. 서용석류는 수업 때는 6 관청 악기로 합니다만, 독주나 녹음을 할 경우에는 5 관 반청을 많이 사용하고, 이생강류나 강백천류의 경우에는 아예 높은 음정의 대금을 주로 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유파에 따라 음정이 다른 것이 아니고, 서양음악식으로 말하자면 Key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유파의 산조를 하든 간에 기본이 되는 본청대금이 필요하며, 나머지 악기들은 취향에 따라 하나씩 더 갖고 있으면 좋겠지요.

 

 

2. 어느 유파의 산조가 더 좋으냐? 는 질문에는

 

답을 할 수가 없군요.

어느 산조가 더 음악성이 높고 우수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어떤 가락이 취미로 대금을 배우는 분들에게 적합한지는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내 걸고 있는 여러 유파의 산조들은 모두 일가를 이룬 명인들이 평생을 갈고 닦은 음악의 정수가 모인 것이기에 하나같이 아름다운 주옥같은 명곡이라고 봅니다.

 

박종기선생이나 강백천선생에게서 비롯된 대금산조가 제자들의 창작이 보태져서 오늘날 여러 유파로 분화된 것이며, 대금산조란 것이 원래 먼저 완성되었던 가야금이나 거문고 등의 산조에 영향받은 바 크기에 뿌리는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유파의 특성이나 차이점에 대한 분석은 좀 어려운 이야기가 될 것이고, 일반인들이 느끼는 차이란 것은 대부분 그 산조를 완성한 분들의 연주기법에 따른 특색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즉, 이생강류나 서용석류 산조를 비교해 들어 보면서 동호인들이 느끼는 차이점은 두 연주가의 연주 스타일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그러기에 어느 산조가 좋으냐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취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전공자이건 취미로 하는 분이건, 여러 산조 중에 특히 끌리는 가락이 있게 마련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산조를 하면 되겠습니다.

 

현재 산조를 배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산조를 배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선생님이 여러 가지 유파의 산조를 하시거나, 아니면 다른 선생님께 배우게 될 경우에는 유파를 바꿀 수도 있겠는데, 그럴 때는 여러 가지 산조를 들어 보시고 마음에 드는 것을 택해 배우시면 됩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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