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박자 연습하는 방법

대금잽이 2024. 5. 23. 17:12

반갑습니다.

지난 달에 가입하신 분이로군요.

대금을 얼마나 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악기를 배우든지 처음에 부딪치는 문제가 음정과 박자입니다.

 

그 중 음정은 좀 더 어렵기도 할뿐더러 초보자일 때는 잘 알 수가 없어서 의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자는 누구라도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표가 나기 때문에 모두들 처음엔 박자문제로 고민하게 됩니다.

다들 알고 있는 '음치'의 경우처럼 음정이 맞지 않으면 우습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자가 맞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음악이 될 수 없기에 '박치'또한 하루빨리 교정해야 하겠지요.

 

박자를 연마하는 데는 아무래도 연습곡을 많이 부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대금을 배우게 되면 하루빨리 멋있는 곡을 불고 싶어서 연습곡은 뒷전이고, 소리만 좀 나면 다들 여기 저기서 악보를 구해 불어 보곤 하는데, 그것은 장래를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준에 맞지 않게 어려운 독주곡이나, 평소에 잘 알고 있는 가요나 가곡 등을 대금으로 불어 보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곡들은 초보자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취법을 연마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박자를 익히고 독보력을 기르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니까요.

악보로 보면 단순해 보이는 연습곡보다 가락이 복잡한 가요를 부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은 악보를 보고 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많이 들어서 이미 머리 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를 대금으로 옮기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처음에 좀 지겹더라도 몇 달간은 꾹 참고 연습곡을 완전히 통달할 때까지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대금의 연습곡이 다양하게 많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 박자를 연마하는데 도움이 될 연습곡집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군요.

우선은 지금 배우고 계신 연습곡을 충실히 연마하시면서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연습곡이 있다면 더 연습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연습곡 중에는 성격이 조금씩 다른 것이 있습니다.

가령 음계 연습을 위한 곡도 있고, 부호나 장식음을 익히기 위한 연습곡도 있으며, 박자를 연습하기 위한 곡도 있으므로 그 중 자기가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됩니다.

또한 어떤 곡이든지 처음에는 2 ~ 3 배 느리게 연습한 다음 차차 속도를 빠르게 바꾸어 가면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자만을 생각한다면 메트로놈을 이용해서 연습하는 것도 괜챦습니다.

우리 음악은 속도가 아주 느릴 뿐만 아니라 차차 빨라지는 곡도 많아서 메트로놈에 맞추어 연습하기 어려운 곡이 많지만 대부분의 연습곡은 메트로놈으로 연습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초보자의 경우는 메트로놈에 맞추려면 더 어려울 수도 있으며, 어느 정도 실력이 붙어야 하지요.

 

혼자서 연습할 때는 대부분 발로 박자를 치면서 연습하는데, 그것 역시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므로 처음에는 대금을 불지 말고, 악보를 보고 구음(노래)으로 가락을 따라 하면서 손으로 박자를 짚어 보십시오.

대부분 대금 실력보다는 노래실력이 그래도 더 나으며, 발보다는 손으로 박자를 짚는 것이 더 수월하니까요.

그래서 그 곡의 박자가 대충 파악되면 그 다음에는 역시 구음으로 악보를 읽으면서 발로 박자를 짚어 봅니다. 그런 다음 대금을 불면서 발로 박자를 짚어야 정확하게 되지요.

 

박자는 어느 정도 기량이 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초보자들이 특히 간과하기 쉬운 것에 쉼표나 숨표가 있습니다.

연주를 하지 않고 쉬어야 하는 쉼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때로는 음표 못지않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쉼표를 정확하게 지키도록 연습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거기서 박자가 틀리게 됩니다.

또 숨표는 대금과 같은 관악기에서 중요한 것으로, 숨을 쉬는 동안 박자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숨표가 있는 바로 그 박자의 음을 좀 짧게 연주한 뒤 숨을 빨리 쉬고 그 다음에 나오는 음을 놓치지 말고 정확하게 박자를 찾아 들어갈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겠지요.

우리음악은 거의 다 첫 박이 강박이며 끝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합니다. 따라서 숨표가 있을 때는 끝부분의 음을 줄여서 숨을 쉬고 다음의 첫 박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수업받는 것보다도 더 좋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녹음기입니다.

대부분 음치나 박치는 자신이 틀린 것을 모릅니다. (알고도 일부러 틀릴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므로 선생님이 수업 때 지적해도 실감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의 연주를 녹음을 해서 들어 보십시오.

박자뿐만 아니라 음정이나 소리의 느낌까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가락이 나와서 처음엔 당황하기까지 합니다만, 자신의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하나씩 고쳐나가다 보면 머지않아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답변과 함께 도움이 될만한 연습곡을 함께 올렸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능력과 시간이 허락하면 다시 한번 도움이 되어 드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악기를 연마하다 보면 누구나 한 두 가지 어려움은 있게 마련이므로 좌절하지 마시고 꾸준히 연습하시어 득음의 경지에 오르시길 축원합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c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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