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다루치기 질문에 대한 답변

대금잽이 2024. 5. 21. 16:00

이제 진양을 배우고 계신다니, 산조를 시작하신지 그리 오래되진 않으시겠지요.

산조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기교가 자연스럽게 표현될 정도로 몸에 익어 있어야 맛이 납니다.

그런데 그 테크닉이란 것이 짧은 시간에 되는 것이 아니지요.

요성만 해도 몇 달 연습해 가지고는 되지도 않고, 꺾는음은 아무리 듣고 연습해도 감이 잘 안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악을 3 년 이상 익힌 다음 어느 정도 실력이 붙었을 때 산조를 시작하곤 하지요.

 

지금 다루치기가 애를 먹인다고 하셨는데, 다루치기 역시 한 두 달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후에도 끊임없이 연마하여 좀 더 다양한 다루치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산조를 배우는 초기에 다루치기가 잘 안 되는 것은 당연하므로 너무 낙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음악이란 것이 다 그렇듯이 다루치기 역시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해 드릴 테니 참고해 보십시오.

대금 산조의 특징적인 주법인 다루치기를 뻐꾸기 소리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모든 다루치기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루치기는 여러 음에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어서 그 중에는 뻐꾸기 소리처럼 들리는 것도 있지만, 좀 다른 경우도 많으니까요.

 

대금산조의 유파에 따라, 또는 가락에 따라 약간씩 차이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다루치기는 바로 아래음에서 지공을 떼면서 입김을 터뜨리듯이 불어넣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黃-太-仲-林-南 >의 음계로 만들어진 가락일 경우, 에서 다루치기를 하려면 汰를 막았다가 손가락을 떼면서 입김도 똑같이 붑니다. 즉, 지공을 막았을 때는 입김을 넣지 말고, 손가락이 떨어지는데 맞추어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다가 곧 중단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의 다루치기가 만들어지는데, 대부분 다루치기는 다른 음에 연결되거나 연속으로 나오므로 한 번 다루치기를 했다고 해서 다 된 것이 아닙니다.

 

처음엔 한 번씩 짧게 다루치기를 연습한 다음,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되면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연습해 보시고, 다음에는 다른 음들과 이어서 불어 보십시오.

즉, 처음엔 천천히 c , c , c 이렇게 연습한 다음, c c c 하며 불어 보기도 하고 c汰潢 또는 cc汰潢 하는 식으로 연습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그 '소리'입니다.

연주자마다 다양한 다루치기를 가지고 있고, 누구의 다루치기가 가장 좋은 것인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음반이나 연주에서 들었던 다루치기 소리와 자신의 소리를 비교해 가면서 비슷하게 되도록 반복해서 연마하다 보면 차차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손가락보다는 입김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입김을 조절하는 연습을 많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다루치기가 자유롭게 되면 손가락을 거의 쓰지 않고도 다루치기를 만들어 낼 수가 있게 되는데, 그것은 입김을 막았다가 갑자기 터뜨리듯이 넣고는 즉시 끊어 버리는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손가락을 쓰는 것은 그 효과를 더 크게 하기 위함인데, 손가락을 사용함에 있어 주의할 점은 지공을 막았을 때는 호흡을 막았다가, 떼면서 동시에 입김을 불어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 불면서 손가락만 움직이게 되면 다루치기가 아니라 엉뚱한 소리가 되어 버리니까요.

예를 들어 c c c 하고 불어야 할 가락이 잘못하면 汰   하는 식으로 들리게 되는 것이지요.

 

다루치기를 할 때 손가락의 사용은 유파에 따라 좀 달라서 부산의 강백천류 산조에서는 의 다루치기를 할 때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막고 첫 번 째 지공만 사용해서 하는데 반해 다른 산조에서는 汰를 막았던 두 손가락을 함께 사용합니다.

또, 대부분 다루치기가 바로 아래 음을 막았다가 떼면서 하지만, 의 다루치기는 이 아닌, 無이나 南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潕의 경우엔 湳가 아니라 淋에서 시작합니다.

 

마주 앉아서 직접 대금을 불어가며 소리를 듣고 배워야 제대로 될 텐데, 글로 쓰려니 매우 어렵군요.

다음에 기회가 되어 함께 대금을 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낙담하지 마시고 부단히 연습하시어 좋은 성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산조를 배우시다 보면 다루치기 외에도 요성이나 꺾는음에서 어려움을 또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만, 그럴 때도 포기하시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 나가면 되므로, 느긋한 마음을 가지시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연마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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