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랑 이야기

입춘 때 야외에서 대금을 불면

대금잽이 2018. 2. 14. 15:18


지난 입춘 때 서울지역 기온이 -13 도

찬바람까지 불어서 체감 온도는 -20 도라고 하는데

이렇게 추운 날 야외에서 대금을 연주한다면 어떨까요.


역대 왕들의 위패를 모신 종묘에서는 왕과 전주 이씨 종친들이 모여 제사를 올리는데

가정집의 제사와는 달리 왕의 문덕과 무공을 찬양하는 시를 노래 부르며 음악을 연주하고

그에 맞춰 일무를 추기도 하는 등 수 백 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모두 종묘의 넓은 마당에서 치러집니다.


요즘은 5월에 한 번만 지내지만 옛날 김성진선생님께서 젊은 시절 연주하실 때에는

종묘제례를 1월 4월 7월 10월 등 4 차례 지내다가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4 절기로 변경하여 거행하였다고 하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입동 때 보다도 입춘 때가 더 추웠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연주하시던 1930~40년대에는 얼마나 추웠는지 모르겠으나

오늘처럼 -13도만 되어도 야외 연주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인데

그것도 찬바람이 그냥 들이치는 드넓은 종묘의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서

제례 절차에 따라 하루 종일 대금을 연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됩니다.



보시다시피 종묘 앞마당에서 연주하는데



차가운 돌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합니다


요즘은 5월에 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고 따뜻하지만

겨울의 시작인 입동 때는 물론이고

이 번 겨울 처럼 -13 도의 입춘날에 야외에서 대금을 불려면 굉장히 추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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