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연주회

대금잽이 2009. 7. 16. 19:29

  

저사랑국악회 = http://cafe.daum.net/daegumlove

 

 

엊그제 저사랑에서는 조촐한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초급반 강습수료를 축하할겸, 모처럼 회원들이 모이는 자리를 의미 있게 하고자 하는 뜻에서 약식 연주회를 가졌지요.

정기 연주회가 아닌지라 3 주 정도 편하게 연습하였지만, 암보를 하느라 고생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왜 굳이 악보를 외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장황하므로 생략합니다만, 암보를 하기로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회원들이 거의 연습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악보를 보고 부는 것과 외어서 연주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마음가짐이 다르지요.

악보를 펼쳐 놓고 대충 따라 불면 되겠지하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 앞에서 연주를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저사랑 회원들처럼 취미로 대금을 배우는 분들은 어지간히 연습해서는 제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가하면 대금을 배우면서 꼭 청중들 앞에서 연주를 해야만 하는가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배운 것을 혼자 연습하고 즐기기만 해도 좋지 않은가, 내가 만족하면 되지 굳이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 지겹도록 반복 연습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말이지요.

물론 그렇긴 합니다. 어차피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것이므로 전문 연주가들처럼 항상 청중을 의식하며 연마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나 간혹 작은 무대일 망정 '연주'라는 것을 한 번이라도 해 보신 분들은 많은 것을 느끼실 겁니다.

 

우선 자기 실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되지요.

평소에 연습하면서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자신감이 붙은 분이라도 막상 청중을 앉혀 놓고 대금을 불어 보면 몸이 굳어 제대로 연주가 되지 않습니다. 연주가들은 매일 수없이 반복 연습하지만 연주회에선 자기 실력의 70 %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물며 무대경험이 없고 연습량이 적은 일반인들이 평소에 연습하던대로 연주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어찌보면 청중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정도가 자신의 진정한 실력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혼자 방 안에 들어 앉아 악보를 보며 어쩌다 한 번 멋지게 연주했다고 해서 대가가 된 것은 아니니까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번 씩 연주회를 치르다 보면 상당한 자극이 됩니다.

매일 연습을 하다 보면 건성으로 하기 쉬우며, 어지간히 굳은 결심을 하지 않은 이상 타성에 젖게 됩니다.

수업 때 잘못된 것을 지적 받더라도 하루 이틀 연습하다 보면 지겨워서 포기하고 다른 것을 또 불게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1 년, 2 년 지나다 보면 어느새 굳어져서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게 되고 그 때에 모든 것을 고치려 하면 힘들고 재미가 없어서 대금을 멀리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대금이 삶의 목표가 아니므로 전공자들처럼 진지하게 연습할 수는 없습니다.

일상에 쫒기다 보면 대금을 며칠씩 못 불 때도 있고, 잘 안 되는 것은 대충하고 넘겨 버리기 쉽지요.

그럴 때 연주회는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연습하는 시간이 즐겁고 자신의 대금 소리에 취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 쯤 연주회를 통해 자신의 대금 소리를 다른 분들과 공유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사랑국악회 = http://cafe.daum.net/daegu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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