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김민정양이 맡긴 대금을 손질하려고 꺼내 보니 이미 악기가 많이 상했더군요.
처음 만들었을 때는 꽤 단단하고 질이 좋은 대였던 것 같은데,
대학교 동아리에서 오랫동안 여러 사람이 돌려 불던 대금이라 그런지
제대로 관리를 안 하고 장기간 사용하는 바람에
내부의 조직이 모두 푸석푸석하게 썩어서 코르크처럼 변했습니다.
상한 조직을 도려내고 수선하려고 칼을 대니 마른 모래처럼 부스러지더군요.
겉으로 드러난 껍질은 아직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이미 모두 상했기 때문에
민정양이 불었을 때 소리가 안 난 것이 당연합니다.
큰맘 먹고 장만한 대금을 오래도록 아껴가며 불 수 있으려면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대금 관리에 대한 글은 공부방에 이미 올린 것이 있으니 요점만 말씀 드리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습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바짝 말라서 수축해 있는 대금을 갑자기 불면
내부에서부터 급격하게 팽창하여 갈라질 수 있으니
며칠에 걸쳐 서서히 입김을 불어 넣으면서 길들이시고,
연습을 마친 후에는 꼭 물기를 닦아내고 잘 말려야 합니다.
내부에 습기가 있으면 곰팡이가 피고 대금이 썩게 되므로
연습을 하지 않을 때는 건조한 상태로 보관하시고
만약 곰팡이가 피거나 썩었을 경우에는 제작자에게 의뢰하여 보수를 하면 됩니다.
물론 악기가 많이 상했을 때는 처음 상태와 같이 완벽하게 복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손질을 잘 하면 훨씬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금 배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주할 때 자꾸 빨라지지 않으려면 (0) | 2024.11.24 |
---|---|
대금 수업 일지 (0) | 2024.11.23 |
대금 수업 일지 (0) | 2024.11.21 |
잘못 알려진 정악곡명들 (2) | 2024.11.20 |
대금 수업 안내 (0) | 2024.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