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대금에 청은 언제 붙일 것인가?

대금잽이 2024. 9. 26. 14:36

아름다운 대금 선율에 청소리가 더해지면 장쾌한 맛과 함께 신비로운 느낌마저 듭니다.

맑고 시원한 고음에 찢어질 듯 청소리가 섞이면 가슴을 에이는 한이 느껴지기도 하고, 저음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청소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흔히 청을 '대금의 생명'이라고도 말할 만큼 청이란 것이 대금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긴 합니다만, 그런 만큼 제대로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청을 붙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에 쓴 글이 있으므로 이 번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우선 청을 바꿔 붙여야 할 시기에 관한 문제입니다.

청을 언제쯤 다시 붙여야 할지, 즉 청의 사용기간은 얼마가 적당한지를 말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준은 없습니다.

연주자들 중에도 어떤 이는 3 일마다 새로 교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 개월에 한 번 붙이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청의 상태에 따라 울림도 조금 차이가 있으므로 청울림이 좋지 않으면 갈아 붙이는 것인데, 날씨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크고 악기의 상태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으며, 연주자의 취향에 따라 조금만 소리가 이상해져도 바꾸는 사람도 있고 어지간하면 그대로 연주하는 사람도 있지요.

 

장마철이나 무더위가 찾아오면 곰팡이가 슬기 쉬우므로 청도 빨리 상합니다. 따라서 그럴 때는 좀 자주 교체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가을이나 겨울처럼 건조한 날씨일 때는 좀 오래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금이 깨끗할 때는 청도 오래 가지만, 내부에 곰팡이가 피거나 썩어 있을 때는 청도 빨리 상합니다. 또 한 가지, 연습을 하다가 대금을 잘못 놓으면 기울어지면서 청에 물이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완전히 말려도 청소리가 나빠지지요.

 

 

그런가 하면 오히려 청을 붙이지 않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연습의 효율을 위해 청을 쓰지 않고 테이프를 붙여서 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아래의 각 항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분은 당분간 청을 붙이지 말고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ㅇ 대금을 분지 몇 년 안 된 경우

 - 아직 청소리를 어떻게 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힘을 기르고 기초를 다지는데 주력해야지요.

 

ㅇ 영산회상이나 산조 한 바탕을 익히지 못한 분

 - 적어도 그 정도는 배워야 대금을 좀 안다고 할 수 있겠지요.

 

ㅇ 오래 불었지만, 한 바탕을 제대로 불 수 없는 분

 - 역시 대금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면 청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습니다.

 

ㅇ 1주일에 한두 번 대금을 부는 경우

 - 대금과 청이 말라 있는 상태에서 연습을 하게 되므로 제대로 된 청소리가 안 납니다.

 

ㅇ 청 붙이느라 연습시간을 다 소비하는 경우

 - 일러 무삼하리오.

 

ㅇ 어떻게 청을 다뤄야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분

 - 선생님께 청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다음에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겠지요.

 

ㅇ 청을 안 붙인 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분

 - 청소리가 울리지 않을 때 대금 소리가 더 맑고 깨끗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ㅇ 힘을 기르고 싶은 분

 - 청소리가 울리게 되면 대금 소리가 크게 들리므로 힘을 기르려면 청을 붙이지 말고 힘껏 불어 보십시오.

 

 

이상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내용들은 청을 붙여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막기 위함이며, 청을 붙일 자격이 없다는 말은 아니므로 낙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간혹 청을 잘못 붙여서 듣기 싫은 소리가 나거나, 연습 때마다 청을 새로 붙이느라 시간 낭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선생님이나 선배들이 한 번쯤 붙여줄 수도 있겠으나, 청이란 것은 대금에 따라, 취법에 따라 울림이 다르므로 각자 자신의 대금에 맞게 수시로 조절해 붙일 수 있어야 하며, 청소리가 적절하게 울리지 않으면 매우 듣기 거북하므로 붙이지 아니한 만 못합니다.

또 청을 붙이지 않고 오래 연습하다 보면 청에 대한 감각을 잃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청을 붙여서 연습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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