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손가락의 통증
대금을 배우면 누구나 손가락과 손목, 어깨 등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손이 크고 팔이 긴 사람이라도 평소에 하지 않던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장시간 연습해야 하므로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요.
하지만 올바른 자세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몸이 차차 적응하게 되고, 통증도 덜하게 됩니다.
손가락이 아프다고 하신 것으로 보아 아직 대금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겠군요. 몇 달만 지나도 손가락의 통증은 거의 없으니까요.
손가락이 아픈 것은 물론 손가락이 짧을 경우, 남들보다 좀 더 고통이 오래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잘못된 파지법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교습본을 참고하던지, 선생님께 문의해서 올바른 자세로 교정받으면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왼손의 경우, 검지를 구부려서 막는데 손가락의 밑(뿌리) 부분이 악기에 밀착이 되어야 합니다. 장지는 'ㄷ'자모양으로 구부려서 세워서 막으며, 무명지는 쭉 뻗은 모양이 되지요. 이 때 새끼 손가락은 무명지와 함께 움직이든지 위로 약간 들면 되고, 절대로 아래로 처지면 안 됩니다. 또 엄지는 1공과 2공 사이에 위치하도록 잡으면 되는데 손이 악기에 가까이 붙어야 악기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른손은 구부리지 말고,(그렇다고 해서 뻣뻣하게 힘을 주어 펴도 안 되지만) 가만히 악기 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되어야 합니다. 역시 새끼 손가락은 아래로 처지면 안 되며, 엄지는 검지와 맞잡는 모양이 되도록 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오른손 엄지가 특히 아프다고 하신 것으로 보아 악기를 잡을 때 힘을 많이 주시는 모양입니다. 너무 힘주어 지공을 막다 보면 오른손 엄지가 아프게 되지요. 숙달되면 오른손은 엄지를 떼고도 소리가 나야 합니다. 즉 검지, 장지, 무명지가 살짝 대금 위에 얹혀 있는 정도로도 지공이 잘 막혀서 소리가 나야지요.
초보 단계에서는 소리가 잘 안 나면 자꾸 지공을 힘주어서 막게 되는데, 지공은 올바르게만 막는다면 그리 세게 막지 않아도 되므로 가능하면 힘을 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손의 통증은 차차 줄어들 것입니다.
둘째,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방법
좋은 소리를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피나는 수련을 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실 단시간에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은 없다고도 할 수 있지요.
초보 단계에서 기교나 가락보다는 좋은 소리를 만들고 싶다는 말씀은 참으로 바람직한 것입니다. 처음엔 느린 것 같지만 한 두 해 대금을 불고 말 것이 아니므로 우선은 기초를 충실히 하고 취법을 제대로 익혀 놓으면 나중에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연습방법이라고 간단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좋은 소리를 얻으려면 우선 호흡이 안정되어 있어야 하고, 취법을 많이 연구하여야 합니다.
호흡에 관한 것은 지난 번에 올린 글이 있으므로 참고하시고, 취법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텐데, 글로 쓰기가 참 어렵군요.
왜냐하면 어떤 소리가 좋은 소리인지 실제 소리를 들으면서 설명해야지 글이나 말로만 이야기해서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좋은 소리란 것은 우선 힘이 있어야 합니다.
힘이란 것은 큰 소리를 들을 때 느끼기도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소리라도 힘이 실린 소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힘 있고 큰 소리는 배에서부터 밀려 나온 입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명 시켜야 얻을 수 있지요.
힘이 있는 소리는 자칫 거칠어지기 쉬운데, 대금의 소리는 맑고 깨끗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까지 힘을 줄지는 각자의 취향과도 연관이 있겠습니다.
악기의 소리는 나무나 돌을 깎아 조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깎아 내서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살을 덧붙여서 볼륨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므로 일단 크고 힘 있는 소리라야 호소력 있는 연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무엇보다도 대금의 특징적인 아름다운 소리가 나야겠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취법에 달렸습니다. 우선 입과 목을 열어둔 채로 배에서 밀어 올린 호흡을 그대로 취구에 불어넣어야 하며, 음색이란 것은 거의 입술이 좌우한다고 보면 됩니다.
대금이나 단소와 같은 악기를 불 때는 입술을 '엠'을 발음하듯이 입가를 당기고 주름 없이 평평하게 해서 부는데, 그래야 맑은 소리가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술을 당기고 긴장시키는 것은 고음과 저음에 따라 달라서 높은 음을 불 때는 더욱 힘을 주어 당기면서 틈을 좁혀 입김이 아주 날카롭고 빠르게 나오도록 합니다.
반대로 저음에서는 입술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면서 틈을 넓혀 주어야 부드럽고 굵은 음색이 나지요.
또, 어느 정도 입술과 입김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고음과 저음, 그리고 같은 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음색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는 없고, 오랜 시간 연구하고 연습하다 보면 차차 깨치게 될 것입니다.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한 초보자의 연습 방법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우선 위에 적은 바와 같이 호흡법을 먼저 익힌 다음, 한 번에 들이 마신 숨이 다할 때까지 한 음씩 길게 불어 보시기 바랍니다. 무조건 길게만 불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소리가 나야 합니다.
처음엔 10 초도 어려울 것입니다만, 숙달되면 30 초 이상 길게 끌 수가 있습니다.
그 다음엔 길게 부는 것보다는 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온 힘껏 불어 보십시오. 고음부터 저음까지, 다시 저음에서 고음으로 한 음씩 천천히 바꿔가면서 연습합니다. 역시 이 때도 각각의 음은 처음과 끝이 동일한 소리가 나야지요.
연습곡을 시작하게 되면 먼저 음계를 연습합니다.
음계를 위한 연습곡은 어느 교본에나 다 있지요. 낮은 음에서 높은 음으로,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최고음에서 최저음까지 모든 음역에 걸쳐 음계를 천천히 불어 봅니다. 항상 연습을 시작할 때는 음계를 충분히 불어 본 다음에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연습곡을 연마하는 데도 체계가 있어야 하지만 여기서는 우선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한 방법만을 말씀드리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연습곡이나 연주곡을 연습하면서 소리를 가다듬으려면 어려운 곡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많이 불어서 익숙한 곡이나 여유 있게 연습할 수 있는 쉬운 곡을 불면서 취법을 다양하게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어려운 곡들은 박자와 운지를 정확하게 하기에도 바빠서 취법을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담 없이 연습할 수 있는 곡을 골라서 입술 모양에 따른 음색의 변화를 느껴 보십시오.
입술을 팽팽히 당기거나 힘을 빼고 부드럽게 만들면 그에 따라 음색도 얄팍하고 날카롭게 되기도 하며, 굵고 힘 있는 소리나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입모양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평소에 몰랐던 잘못된 취법을 바로잡고, 입술 모양에 따른 음색의 변화를 시각으로 확인하십시오. 이 때 취구와 입술의 위치나 방향에 따라서도 소리는 변하게 되므로 그에 따른 차이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취구가 많이 열리거나 입김이 바깥쪽으로 많이 치우치게 되면 소리는 시원하게 커지지만 음색은 거칠어지고 음정이 높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취구를 조금만 열거나 취구 안쪽으로 입김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음빛깔은 곱지만 답답한 느낌을 주게 되고 음정이 낮아집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익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나 명인들의 연주를 많이 듣는 것이 좋겠지요.
선생님이 불어 주실 때 그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흡수해야 합니다. 선생님의 취법도 배워야 하겠지만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교습이 다 그러하겠지만, 제자들은 자연히 선생님을 따라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닮은 꼴이 되어가니까요.
실제 모습은 볼 수가 없지만 명인들의 연주를 음반으로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소리가 좋은 소리인지 길을 제시해 주니까요. 모름지기 대금 소리란 것은 이래야 하는구나, 어떻게 하면 저런 소리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사이 자신의 대금 소리도 한 꺼풀 껍질을 벗고 성장을 하게 됩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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