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맑고 힘찬 대금 소리를 내려면

대금잽이 2023. 11. 23. 11:26

미술에는 '조소'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조각'과 '소조'를 합해서 부르는 말인데

조각은 나무, 돌 등을 깎아서 형상을 만들고

소조는 찰흙과 같은 것을 붙이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금을 불다 보면 곱고 맑은 소리를 추구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자연히 음량이 작아지고 힘이 약해지게 됩니다.

반대로 강하게 불면 시원하게 소리는 나지만 거칠어지지요.

그러면 과연 어떻게 불어야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좋은 대금 소리를 만드는 과정은 '조각'에 가깝습니다.

즉, 맑고 고운 소리를 점점 키워서 힘차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크고 힘 있는 소리를 깎고 다듬어서 맑게 만드는 것이지요.

왜 그런고 하니,

맑고 작은 소리를 크게 만들기는 어렵지만, 큰 소리를 곱게 만드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즉, 처음에 깨끗한 소리를 내려고 취법을 조절해서 곱게 불다 보면

필연적으로 음량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런 취법이 굳어진 다음에는 힘을 기르려고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초보일 땐 좀 거칠더라도 힘차게 불어 버릇하면

소리가 점점 커지고 힘 있게 들립니다.

그런 연후에 그 소리를 탁마하여 곱게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굵은 통나무를 깎아야 볼륨감 있는 조각이 나오지,

가느다란 막대는 아무리 잘 깎아도 풍만한 조각상을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악기를 다루는 것은 운동과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데,

보디빌딩의 경우, 우선 벌크업을 한 다음에 지방과 수분을 빼서 근육을 뚜렷하게 만듭니다.

얼핏 보기에 보디빌더들이 살찌는 음식은 철저히 배제한 채

열심히 운동을 하여 근육만 점점 키워서 몸을 만드는 것처럼 생각하시겠지만,

대부분은 평소 고단백 식품을 엄청나게 먹으면서 힘껏 운동하여 몸을 키운 다음

시합 때가 되면 식사조절과 수분제한으로 20~30 Kg을 줄이면서 컷팅을 하지요.

그러면 줄어드는 지방과 함께 근육의 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제 빌더들의 몸은 평소에 비해 훨씬 작아지게 됩니다.

 

아래 한 유명 선수의 예를 보시지요.

 

제이 커틀러 - 비시즌기

 

제이 커틀러 - 컷팅 후

 

 

대금 소리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처음엔 크고 힘 있는 소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처음 대금을 배울 때 선생님들께서 조언하시길

초보일 때는 다른 생각 하지 말고 한 3 년 동안 힘만 기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 연후에 맑고 단단한 소리를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음량의 손실은 감수할 수밖에 없으므로

나중에 깎여나갈 소리를 생각한다면 처음에 얼마나 큰 소리를 추구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c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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