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대금 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대금잽이 2023. 8. 10. 16:45

인터넷에서 외국으로 음악 유학을 다녀온 분의 글을 보았는데

우리나라 음악계의 교육방법에 대해 반성하도록 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를 다지기 보다는 대가의 흉내를 내어 멋있는 연주만 하려고 하는 조급한 사람들,

제대로 음악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돌아보고 바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 아래의 인용문은 그 글의 앞부분입니다 )

 

 

- 비싼 돈 주고 유학 다녀온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입니다 - 

 

오랜기간 공부를 하고 외국을 가서 음악의 본고장에서는 더 깊은 공부를 해보았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소리를 요구했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들 두드리는 소리를 내고 하나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혹자는 처음에는 대가처럼 치다가 새 곡을 받고는 그 대가 같은 면모가 없어지고,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처럼 악보를 읽고 있는 학생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란다고 한다.

그렇게 여러 사람을 여러 번 놀래키면서 그래도 자연스러운 음악을 배우고자 했고 그렇게 입학을 하여 오랜 기간 공부를 하며 여러 대가들을 만나고 내 연주에 대한 평을 들으며 이 자리에 까지 왔다.

그렇게 오랜기간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

- ( 후략 ) - 

 

생략된 뒷부분은 주로 음악계와 교수사회의 폐쇄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지만

대금을 배우는 음악동호회인 저사랑회원들에겐 앞부분의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글쓴이는 서양음악을 전공했겠지만, 국악의 경우는 문제가 더 많습니다.

 

어려운 부분이나 난해한 곡이 나오면 학생들은 선생에게 시범을 보여달라 말하고

심지어 선생이 먼저 연주해 보이면서 따라 불라고 하는 경우까지 있으니까요.

( 어려운 문제를 자기가 풀어봐야 실력이 느는 법인데 너무 쉽게 포기합니다

  애당초 그런 식으로 가르친 선생에게 책임이 있지요 )

 

물론 국악곡들 중엔 구전심수로 전해 오는 곡들도 많아서 예외가 있긴 합니다.

대부분의 정악곡들이나 산조 같은 경우가 그렇지요.

예전에는 악보가 없거나 상세하지 않아서 선생의 소리를 듣고 배우는 경우도 있었고

대대로 전해온 문화유산과 같은 곡들은 원형을 보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곡들의 악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므로

악보를 정확하게 읽고 각자의 해석과 느낌을 싣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정악이나 산조를 배우기 전에 연습곡이나 소곡들을 배울 때는 더욱 그렇지요.

연습곡이란 것이 악기를 다루는 훈련과 더불어 악보를 읽고 해석하는 공부를 하기 위한 것인데

선생이 먼저 시범을 보이면서 따라 불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입니다.

 

제가 저사랑의 수업시간에 대금을 가르치면서 늘 하는 말이지만,

어떤 곡을 하든 간에 선생의 연주를 따라 불면서 흉내만 내려하지 말고

자기가 악보를 보고 음정 박자를 맞추고 자기만의 해석으로 강약을 조절하여 곡의 느낌을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국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경우엔 기초과정과 전통음악을 익히고 나서 소위 창작곡이란 것을 배우게 되는데

그때에는 정말로 자기의 음악적 역량만으로 작곡자의 의도를 파악해 곡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래전에 음악잡지에서 읽은 어느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하게 새로운 곡을 배우게 되어 그 곡을 연주한 대가의 음반을 딱 한 번 듣고 수업에 임했는데

교수가 금방 알고 남의 흉내를 내지말라며 꾸짖었다고 합니다.

 

탈무드의 가르침대로 배고픈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겠지요.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ca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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