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수업 일지

   82기반

이제 대금 소리는 웬만큼 낼 수 있게 되었기에

자세를 잡고 지공을 하나씩 막으며 몇 번씩 불어 보았습니다.

지공을 막거나 떼면 관의 길이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음고가 결정되는데

각각의 음은 저마다의 진동수를 가지며 그 진동수에 맞게 공명시킬 수 있으려면

입술의 틈을 조절하여 입김의 속도를 정확하게 맞춰야 합니다.

 

즉, 고음을 불 때는 입술을 팽팽히 당기고 입술의 틈을 얄팍하게 만들어서

입김이 날카롭고 빠르게 나오도록 해야 하고

지공을 막을수록 저음이 되어 진동수가 적어지므로

입술의 힘을 풀고 틈을 넓혀서 입김이 부드럽고 느리게 나오도록 합니다.

다시 말해서 고음을 강하게 불거나 저음을 약하게 부는 것이 아니고

단지 입술의 틈을 조절해서 입김의 속도를 바꿔주는 것이며

고음이나 저음이나 입김의 양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81기반

연습곡들을 계속 불면서 㳞 汰 潢 南 등의 취법을 익히고 있는데

한 곡을 며칠 동안 반복 연습해도 마음같이 쉽게 잘 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꾸준히 연습한 만큼 이제 지공 막는 것이나 대금 소리 내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 두 번 좋은 소리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항상 맑고 시원한 소리로 일정하게 부는 것이 까다로운 것이지요.

 

짧은 곡을 불 때에도 첫 째 각은 잘 되었어도

둘째 각이나 셋째 각에서는 대금 소리가 잘 안 날 수도 있고

컨디션이 좋은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소리가 날 수도 있지만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항상 정확하게 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열 번을 모두 제대로 불 수 있으려면 열 배가 아니라

한 번 잘 불었을 때보다 천 배의 연습을 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곡을 완벽하게 익혀서 연주할 수 있으려면

수 천 번 반복 연습을 하여 완전히 몸에 익혀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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