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가 토요일 아침에 볼일 마치고 나면 시간이 남아서 일찍 도착할 것 같으니
저보고 운동을 빨리 끝내고 오라고 하길래
평소보다 서둘러 체육관에 가서 대충 운동을 마치고 일찍 나왔더니
그새 진희가 벌써 도착하였는지
'저 11시 반에 도착할 것 같아요'
잠시후
'먼저 밥 먹고 있을게요'
또 잠시후
'저사랑 도착이요'
또 또 잠시후
'빨리 오세요'
등 문자 메세지를 열심히 보냈더군요.
그래서 점심식사 대신 김밥을 사 들고 저사랑으로 바삐 갔더니
혼자 기다리느라 지쳐서 화가 났는지
잔뜩 삐진 진희가 오리처럼 입이 튀어나와서 가자미 눈을 하고는
금방 낚아 올린 꽁치처럼 팔딱거리며 딱따구리처럼 쏘아 붙였습니다.
( 운동하고 있는 동안 진희가 도착했는지, 문자를 보냈는지 알게 뭐람? )
운동하느라 몰랐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어린 진희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줬더니 금방 풀어지더군요.
( 역시 토라진 아이들 달래는데는 곶감이 아이스크림이 제일인듯 )
김영종선생님과 1교시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정의교선생님과 홍만기선생님도 차례로 오셔서
'관악영산회상' 中 '세령산'과 '가락덜이'를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박자도 거의 맞고 악보도 대충 외우신듯 하지만
아직 대금 소리가 깔끔하지 않고, 서로 음정이 조금 안 맞을 때가 있더군요.
'세령산'과 '가락덜이'를 몇 번 더 불면서 최종 연습을 한 후
산조대금을 꺼내서 서용석류 '대금산조' 中 '진양조'를 불었습니다.
먼저 지난 시간에 했던 '우조' 앞 부분을 복습하였는데
대체로 박자는 맞게 부셨지만 아직 요성이 잘 안 되고
흘리는 표현이 미숙하니 따로 연습을 좀 더 해야겠네요.
우조 셋 째 각까지 불면서 일단 산조 수업을 마치고
다음에는 민요 '몽금포 타령'을 또 점검하였습니다.
아직 5관청 운지가 낯설다며 악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
강약 표현은 고사하고 박자도 정확하게 안 맞을 때가 있으므로
민요라고 만만하게 보지 말고 연습을 꾸준히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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