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배우기

Re: 대금 불 때 힘을 기르려면

대금잽이 2024. 7. 4. 17:07

기악이든 성악이든 모든 음악에는 기본적으로 힘이 있어야 합니다.

음악뿐 아니라 서예나 회화에서도 힘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때 '힘'이라고 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째, '큰 소리'입니다.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크게 나는 소리가 되겠지요.

크고 힘 있는 소리는 또 두 가지 방법으로 연마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 호흡법과 취법을 잘 익혀서 자신의 입김을 최대한 강하게 내뿜는 것이지요.

이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므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오래지 않아 터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엔 그 입김을 대금의 취구에 불어넣되 각각의 음에 정확하게 공명을 시켜야 합니다.

대금의 연주에 쓰이는 하나 하나의 음에 합당한 입김의 빠르기(세기)는 딱 하나입니다.

각 음의 진동수에 일치하도록 정확하게 입김을 조절하였을 때 대금이 공명을 하면서 가장 큰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럴 때는 대금이 떨리는 것이 손가락 끝에 느껴질 것입니다.

호흡법과 취법을 잘 익혀서 쓸데없는 입김을 줄이고 자신의 힘을 효율적으로 악기에 전달할 수 있으면 적은 힘으로도 훨씬 더 큰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음을 잘 공명시켜 큰 소리를 만드는 과정은 대금을 처음 배울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빠르게 여러 음들이 이어지는 복잡한 가락을 연주하면서 모든 음들을 제대로 공명시키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우선 음 하나 하나를 호흡이 다할 때까지 길게 불면서 연습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음들이 천천히 연결되는 가락이나 연습곡을 불고, 익숙해지면 복잡한 가락이나 어려운 곡들에 도전해 볼 수 있겠지요.

자신의 입김을 잘 조절해서 각자의 악기에 정확하게 일치시킬 수 있다면 누구나 크고 힘 있는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둘째, '단단하고 야무진 소리'입니다.

대가들의 연주를 들어 보면 그리 큰 소리는 아닌 듯한데 힘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초보자의 경우 아무리 크고 강하게 불어도 어딘지 허술하게 들리지요.

똑같은 가락을 비슷한 세기로 불어도 연주자에 따라 힘이 있게 들리기도 하고 맥 빠지게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음색과 음들 사이의 관계에서 연유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주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오랜 세월 악기를 연마하고 음악을 알아야 터득할 수 있지요.

 

따라서 꾸준히 대금을 불다 보면 어느 정도 습득이 되긴 합니다만, 연습과정에 어디에 치중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낼 수 있습니다.

즉, 힘을 기르려고 마음먹고 그쪽에 치중해서 연습하면 훨씬 빠르게 효과를 볼 수가 있지요.

하지만 음악에는 힘만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너무 한쪽에만 치우치게 연습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힘을 기르려고 강하게만 연습하다 보면 다른 것을 놓치게 되므로 음악이 투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전에 대금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서는 3 년간은 힘을 기르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사실 평생 대금을 불 생각을 갖고 시작하지 않는 이상 3 년은 너무 길지요.

취미로 대금을 배우시는 분들께선 한 1 년 정도는 마음먹고 노력을 투자해 보시는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둔한 글로 표현해 보려니 매우 어렵습니다.

직접 뵙고 대금을 불면서 설명을 드리면 좀 나을 텐데 아쉽군요.

부족한 글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저사랑국악회 =http://cafe.daum.net/daegumlove

 

대금동호회-저사랑

대금의 순우리말은 '저'입니다. '저사랑'은 대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금을 배우고 연주하며, 대금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대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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