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군이 요즘 바쁜지 몇 주 째 못 오고
천모군만 나와서 '영산회상' 中 '상령산'을 불어 보았습니다.
몇 년 전에 천모군이 '평조회상'의 '상령산'을 외워서 연주한 적이 있는데
이 번에는 '영산회상' '상령산'에 도전할 모양입니다.
'영산회상'이야 이미 몇 년 전에 한 바탕 수업을 한 적이 있으니
굳이 다시 수업을 할 것 까진 없고
'영산회상'의 연주에서 제일 까다로운 無의 처리에 집중하였습니다.
대금에서 無은 숙여 불어야 하는 음인데다
'영산회상'에 자주 출현하는 장식음 부호 '느니르'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無을 불 때 입김을 가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따로 부분 연습을 할 때는 웬만큼 되는 것 같다가도 막상 한 바탕 쭉 불어보면
'상령산'은 15분이나 걸리는 긴 곡이기 때문에
후반부에는 입술이 굳어져서 마음처럼 불기가 힘듭니다.
역시 대금의 연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입술의 조절이며
두 번 째 중요한 것도 입술의 조절에 따른 입김의 변화이고
세 번 째 중요한 것 역시 입술의 힘입니다.
젖히고 숙이는 것은 물론이고 흘리는 표현과 밀어 올리는 표현,
강하게 부는 것과 약하게 부는 것, 굵은 음색과 얄팍한 음색,
맑은 소리와 탁한 소리, 힘 있는 소리와 풀어지는 소리 등
대금 연주에 있어 표현의 모든 것이 입술의 조절에 달린 것이므로
항상 입술의 힘을 길러서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